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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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퇴근길 달리는 차 안에서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가 흘러나왔다. 나의 기억 저편에 간직하고 있던 God의 ‘길’이라는 노래였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멜로디와 가사가 잊히지 않고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이 떠오르며 나는 어떤 길에 서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길을 만나게 될지, 그 길에 끝에 내가 찾는 해답이 있을지,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내가 사진에 담고 싶었던 것은 단순한 길 사진이 아닌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마주한 길,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길들을 마주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솔직히 이 전에는 어떤 길을 지나왔는지 잘 기억 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었던 길도 지금 돌아보면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추억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내 앞에 놓여진 길 앞에서 나는 많은 고민과 걱정들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금의 나는 오르막길을 만나 힘들게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다가, 내리막길을 만나 쉽게 가는 것 같기도 하다가, 갈림길을 만나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기도 하다가, 막다른 길을 만나 끝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한.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고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언제쯤 평지를 만나 아무 걱정 없이 걸어 갈 수 있을까. 

나는 앞으로 길 끝에 있는 벽에 부딪혀 돌아가기도 하고, 잘못된 길을 선택하여 힘든 길로 가기도 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내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그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고 즐기며, 내 앞에 놓인 모든 길 들에 감사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 앞으로, 앞으로 그렇게 쉬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2023.09.
김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