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서문

시간이 깊어질수록 더 많은 기억을 공유합니다. 기억이 강해질수록 추억은 더 뚜렷하게 남습니다. 추억이 길어질수록 여운은 더욱 다채롭게 진해집니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기억과 추억이 더욱 강하게 남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시간이라는 환상을 함께 나눕니다. 이 환상이 주는 풍부한 감정과 감성은 우리를 풍요롭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사진을 찍으며 느꼈던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셔터를 누르고 사진이 기록될수록 더욱 강력하게 다가옵니다.

이번 사진집에서는 이러한 측면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각각의 사진은 시간의 추상적인 개념을 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례로 기록되어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모든 사진이 함께 모이면 개별적인 추억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고유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사진을 통해 자신만의 언어로 세계를 표현하려 노력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담고자 하며, 카메라 프레임 안에서 명확한 대상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기 위해 노력하며, 사람들이 쉽게 놓치는 세부사항까지 주의깊게 관찰합니다. 이것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진전은 나의 시간에 대한 고찰을 통해, 추상적이고 아련한 측면을 그려내기 위한 노력의 결과입니다. 이 사진전을 통해 여러분의 '시간'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고민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2023.09.
허용범